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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설거사 팔죽시(浮雪居士 八竹詩)

천수만이무기 2009. 11. 16. 15:27

 

浮雪居士 八竹詩

 (부설거사 팔죽시)  

  

此竹彼竹 化去竹 (차죽피죽 화거죽)

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가는대로

 

風打之竹 浪打竹 (풍타지죽 랑타죽)

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粥粥飯飯 生此竹 (죽죽반반 생차죽)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이런대로 살고

 

是是非非 看彼竹 (시시비비 간피죽)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른대로 보고

 

賓客接待 家勢竹 (빈객접대 가세죽)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市井賣買 歲月竹 (시정매매 세월죽)

시정 물건 사고 파는 것은 세월대로

 

萬事不如 吾心竹 (만사불여 오심죽)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然然然世 過然竹 (연연연세 과연죽)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보낸다

 

 

우리나라 불교 고승 가운데 3명의 행보가 눈여겨볼 만하다.

그 3명이란 7세기에 활동하였던 의상(義相)대사, 원효(元曉)대사, 부설(浮雪)거사이다.
의상대사와 원효대사는 해골바가지 물 먹은 사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설거사(浮雪居士)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신라 선덕 여왕(28대)때의 고승이며 본명은 陳世光 이고 부설거사(浮雪居士)로 불린다.

부설거사는 결혼하여 아들과 딸이 있었다.

이들 3인은 여자와 결혼문제에 대하여 각기 대처 방식이 달랐다.

 

먼저 의상대사는 철저하게 여자를 멀리하는 청정비구(淸淨比丘)의 삶이었다.

의상대사를 죽도록 사모했던 중국 처녀 선묘(善妙). 그녀는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물속에 뛰어들어 용이 되었다. 죽어서 용이 된 선묘는 영주 부석사(浮石寺)에까지 따라와

의상대사를 지키는 신장(神將)이 되었다.

 

원효대사는 요석공주와 잠깐 살면서 아들 설총을 낳았다.
그렇지만 요석궁에서 결혼생활을 계속하지는 않고 다시 승려생활로 되돌아갔다.

 

부설거사는 도반스님들과 순례를 하던 중에 묘화(妙花)라는 처녀의 간곡한 청혼을 받는다.
하도 간곡하게 청혼을 하는 바람에 차마 거절하지 못한다.

결혼해서 아들(登雲)과 딸(月明)을 낳은 뒤에도 계속 수행에 정진하여 도통(道通)하였다고 전해진다.

부설거사 자신뿐만 아니라 이후에 부인과 아들, 딸이 모두 도통하였다.

부설거사 일가족이 도통한 자리가 변산 월명암(月明庵)이다.
월명암에는 부설거사가 남긴 시가 전해 내려 온다.

 

그 시 제목은 ‘팔죽시’(八竹詩)이다. 여기서 ‘죽’(竹)자는 우리말 ‘대로’라고 해석한다.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혼자서 읽어보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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