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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의 맛

천수만이무기 2016. 7. 29. 17:30


고수를 만나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로 먹고살려면 맛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절대미각"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무슨일이든 공부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 공부의 대부분은 현장 고수들이 전해 주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


홍어는 마니아 음식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국산이 수입품에 비해 맛있고
그중에서도 흑산도 것이 제일이라고, 내가 먹은 홍어가 수입인지 흑산도 것인지
구별할 수가 없는데, 그들은 용케도 그 구별 점을 찍어 나를 당혹시켰다.


얼마 전 홍어 고수를 만났다. 수산대학을 나와 원양 어선 선장을 했으며 20년 넘게
홍어 가공업에 종사하는 분이다. 이정도면 홍어 박사급이다.

나는 홍어를 전혀 모른다는 전제로 그에게 우문을 던졌다.

그는 "사람들이 홍어를 너무 모른다" 라는 짜증을 더해 현답을 했다.


"흑산도 홍어가 정말 맛있나요?"
"홍어는 서해를 왔다갔다 해요, 제주에서 백령도까지 수온 차이가 별로 없어 한반도 연안의 홍어는 그게 그거죠.

홍어는 잡는 방법이 여러 가지고 홍어 전문 어선도  따로 없는 편인데, 흑산도에는 홍어 전문 어선이 있어요.
이 홍어를 흑산도 수협이 받아서 특화된 것 처럼 보이는 겁니다.


어디에서 잡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홍어 한 마리 한 마리가 다 맛이 다릅니다.
흑산도 홍어도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이 있어요".


"수입 홍어는 맛없다던데..."
"따뜻한 바다의 홍어는 살이 물러요, 그러나 모든 수입 홍어가 그런 것은 아니예요.
칠레산이 많이 들어오는데 칠레 바다 길이를 보세요, 열대에서 냉대 바다까지 다 있지요.
그 긴 바다 여기저기서 홍어를 잡습니다. 수입 홍어도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이 있어요."


"잘라 놓은 홍어회를 보면 살색이 다 다릅니다. 붉은 빛이 더 맛있나요?"
"그렇지 않아요. 홍어 살색은 공기 노출에 따라 변해요".


결론은 홍어 각 개체가 중요하지, 한 그룹을 만들어 맛있다 맛없다 할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출처= "월간 좋은 생각"에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님의 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