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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튜플 보기 (Quintuple Bogey)

천수만이무기 2021. 8. 30. 08:34

 

 

잠정구에 발목 잡혀 퀸튜플 보기 (Quintuple Bogey)

컷 탈락한 대세 박민지

[김종석의 TNT타임]

김종석기자 입력 2021. 08. 14. 17:28

 

 

1라운드 4벌타 끝에 대회 3연패 도전 실패
시즌 3번째 컷 통과 실패로 뼈아픈 교훈

14일 몽베르CC에서 열린 MBN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박민지.

대회 3연패를 노린 박민지는 컷 통과에 실패했다.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23)가

3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무대에서 시즌 3번째 컷 탈락했다.

박민지는 14일 경기 포천의 대유 몽메르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중간합계 3오버파 147타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 6승을 올린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201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민지가 컷 통과에 실패한 것은

4월 KLPGA챔피언십과 7월 맥콜 모나파크 오픈에 이어 세 번째다.

전날 6번 홀(파5)에서 4벌타를 받은 끝에 10타 만에 홀아웃하며

퀸튜플 보기(더블파, 양파)를 저지른 것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1라운드를 3오버파 75타로 마친 그는 120명 가운데 공동 94위까지 처졌다.

2라운드 예상 컷 통과 기준선은 이븐파 144타였다.

당시 상황을 다시 복기해보자.

박민지는 이 홀에서 투온을 노린 공이 숲으로 들어가 없어진 것으로 간주한 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프로비저녈볼(잠정구)을 치겠다는 의사를 동반 플레이어에게 밝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1벌타 후 프로비저널 볼을 친 뒤 자신의 캐디가 러프에서 발견한

처음 친 공으로 플레이를 이어가면서 규칙 위반으로 3벌타를 추가로 받았다.

KLPGA 제공



골프 규칙 18조 3항에 따라 동반 플레이어에게 ‘프로비저널볼(잠정구)’ 플레이를 하겠다는

선언을 하지 않은 박민지는 숲 앞쪽에서 찾은 공이 인플레이 상태가 아니므로 더 이상 쳐서는 안 됐다.

잘못된 공(오구)을 친 것이 돼 2벌타를 받았다.

 

또 그린 앞쪽에 놓인 공을 특별한 이유 없이 집었기 때문에 1벌타가 보태졌다.

잠정구라는 용어는 2019년 개정된 대한골프협회 골프 규칙에서 프로비저널볼로 번역하고 있다.

결과론이지만 잠정구를 치겠다고 선언한 뒤

처음에 쳤던 공을 찾아 쳤더라면 벌타 없이 3온으로 파도 가능했다.

잠정구 플레이 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공을 찾았더라도

계속 잠정구로만 플레이 했더라도 5온으로 보기까지 노릴 수 있었다.

박민지에게는 뼈아픈 교훈이 됐다.


도쿄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김세영. 동아일보 DB



잠정구를 둘러싼 박민지의 착각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3라운드에서 김세영을 떠올리게 한다.

김세영은 12번 홀까지 버디만 4개를 골라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13번 홀(파4)에서 티샷이 OB 방향으로 날아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김세영은 잠정구를 치고 나간 뒤 원구가 살아 있어 그 공으로 플레이를 했고, 더블 보기를 범했다.

 

하지만 동반자에게 잠정구를 치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오구(잘못된 볼) 플레이를 한 게 돼 2벌타를 더해 쿼드러플 보기가 됐다.

김세영 역시 박민지처럼 “잠정구를 칠 때 반드시 ‘프로비저널볼’ 또는 ‘잠정구’라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잠정적으로 공을 플레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고

골프 규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세영은 박민지와 달리 잠정구로 친 공을 집어 든 부분과 관련한 벌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프로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 골퍼들도 라운드 도중 잠정구를 칠 상황이 발생하면

동반자에게 “하나 더 칠게”라는 식의 발언보다는 명확하게 ‘잠정구’ 또는 ‘프로비저널볼’이란

용어를 사용해야 혼란이나 분쟁을 막을 수 있다. 물론 스코어도 지키고.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참고-

 

​골프타수 용어

 -5 : 오스트리치 (Oastrich)

 -4 : 콘도르 (Condor)

 -3 : 앨버트로스 (Albatross)

 -2 : 이글 (Eagle)

 -1 : 버디 (Birdie)

 0 : (Par)

 +1 : 보기 (Bogey)

 +2 : 더블 보기 (Double Bogey)

 +3 : 트리플 보기 (Triple Bogey)

 +4 : 쿼트러플 보기 (Quadruple Bogey)

 +5 : 퀸튜플 보기 (Quintuple Bogey)

 +6 : 섹튜플 보기 (Sextuple Bogey)

 +7 : 셉튜플 보기 (Septuple Bog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