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이무기
예당 저수지 1박 2일 본문
오랜만에 1박2일 일정으로 낚시를 떠난다
그동안 뜸했던 낚시질 버릇이 다시 도지기 시작 하는건 아닌지모르겠다
어쨋던 이진형님이 휴가를 내고 후천형 충만형 함께
시간을 맞추어 예당 저수지로 장소와 날짜를 정했다
기대 잔뜩하고 떠나는 여행길은 즐겁기만하다 중간에 안성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 한봉지에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잠깐 쉬고 다시 부지런히 경부선을 달리다가
천안 논산 고속도로로해서 우선 청양 칠갑산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칠갑산에 충만형 지인을 만나서
전할 물건도 있고 점심을 해결할 요량이다
가다가 청양 정산시장에 들러 생수등 몇가지 챙길 물건들 준비하고 바로 칠갑산으로 향했다
산 중턱 나무그늘 벤치에 앉아 준비해간 김밥이며 샌드위치 음료수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했다
청양 읍내에서 "칠갑산 묵밥집을" 운영하는 충만형 지인 가계에들러 차한잔 하면서
이따가 밤에 들어와서 자기로하고 바로 낚시가게를 방문하여 조황정보를 알아 보았다
낚시 가계에 놀러와 앉아있던 현지인들의 말로는
요즈음 농사철이 시작되면서 물을 빼고있기 때문에
수위가 불안정하여 조황도 그날 그날 들쭉 날쭉이란다
자기는 엇그제 38센치 짜리 월척도 한수 잡았다고 자랑하며 그장소를 추천한다
그 아저씨 입담도 좋고 대단한 꾼 같긴 한데 믿어도 될른지?...
친절한 낚시 가계 주인의 설명과 함께 그려준 약도를 받아들고
15분쯤 가면 도착할 동산교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2시쯤되어 현장에 도착 했다 현지에는 이미 자리를 펴고있는 꾼들이 많이 있었다
우선 궁금한게 살림망이다 얼마나 잡았는지...
옆에가서 그물 속을 들여다보니 제법 많이씩 잡아놓았다
씨알도 마릿수도 기대가된다 이분들도 어제 밤낚시 하신 분들이란다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펴고 찌를 맞추는데 몇년만에 처음 펴는 낚시 가방이라
뭐가 어느것인지 도무지 정신이 없고 낚시 줄도 다 삭은것 같다
채비를 모두 다시 바꿔야 될모양이다
한참 준비 중인데 옆에 후천형님은 벌써 한수 올린다 제법 씨알이 좋은 준척급이다
살살 몇수 더 올라오는것 같다 조짐이 좋다 아직도 준비를하고 있는 난 마음이 급해지고...
오후 네시가 좀 넘어서 담근지 얼마 않된 내 낚싯대에도
기척이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찌가 주욱 올라온다
역시 붕어 낚시는 찌올림이 환상적이다 이맛에 자꾸만 오게되는게 아닌가...
오랜 만에 잡아보는 굵직한 씨알에 손맛이 그만이다
이진형은 잠잠하고 충만형도 두어수 건진다 하지만 오늘 이게 마지막 입질 일줄이야...
그 후론 통 소식이 두절되고 시간은 자꾸 흘러 어느새 해는 저물어
물위에는 저녁 노을이 검붉게 장막을 두른다
용왕님도 심기가 불편 해졌는지 이제는 심술이라도 부리는것 처럼
바람도 불면서 물결이 일기시작한다 초조하게 기다리는 입질은 소식없고
무심하게 말뚝이된 찌만 바라보니 시장기가돈다
바람도 불고 입질도 없으니 어둡기 전에 일찍 저녁이나 먹기로하고
준비해온 음식에 라면을 끓여서 밥 말아 먹으며 이슬이 몇잔씩 돌렸다
난 종이컵에 가득채워 석잔을 완샷 했더니 알딸딸하다
그래도 기대가 큰 만큼 마음은 쭈욱쭈욱 올라올 찌만을 생각케한다
대충 식사를 마치고 다시 자리에 와 앉았다
케미를 꺽어 찌에 꽂아 놓고 아홉시경까지는 잘된다던
낚시 가게에서의 대단해 보이던 꾼의 말만 생각하며
열심히 밑밥을 던졌건만 기대는 모두 뽕돌 따라 물속으로 가라앉고
이젠 따뜻한 이불 속이 그리워진다 밤 열시가 다되어간다
오늘 밤은 그만 철수해야 할것같다
묵밥집에서 닭볶음 준비한다고 했으니 들어가서 닭볶음에 쐬주 몇잔 곁들이고
눈 붙였다가 새벽에 일찍 나와서 아침 낚시나 해보는게 상책일게다
모두 같은생각에 일단 몸만 철수했다가 내일 새벽 일찍 오기로하고 집으로갔다
준비된 안주에 푸짐한 한상이 차려져있다 주인장 내외께서 옛날 사장님 오셨다고 신경 많이 쓰신다
친정 오라버니 오신것 같다며 반겨 주시는 아주머니, 이얘기 저얘기에 벌써 밤 한시가 넘어간다
두꺼비가 일곱수나 나가 자빠졌다 너무 많이 마시는것 같은데 아무도 마다 않고 마신다
내일 새벽에 붕어와의 싸움은 이제 잊은것일까...
겨우 술상을 물렸는데 세분께서는 아직도 뭐가 아쉬운지 이번엔 고스톱이란다
난 그만 잘랍니다 옆방에 잠자리가 준비되어있다
술김에 한잠 잘자고 일어나니 아침 여섯시다 늦었다
형들은 새벽 네시에 잣다니 피곤할텐데...
얼른 자리를 박차고나와 낚시터로향했다
낚싯대는 어제밤에 누가 걷어가지나 않았을까 조금은 염려도 하면서
부지런히 도착해보니 대단하신 꾼들 몇분은 밤을 새고 앉아있었다
오자 마자 부지런히 밑밥 달아 던진다
조용해진 물위에 흐릿하게 남은 야광빛 찌가 사뿐이 내려 앉아 자리잡는다
이윽고 잔잔한 물위에 슬그머니 기다란 막대 그림자가 소리없이 길어진다
아~아! 드디어 기대하던 찌가 쑤욱 올라오는것이다
살짝 잡아채니 묵직한 느낌이들며 잠이 확 달아난다
역시 씨알 좋은 토종 붕어다 새벽 첫수에 갑자기 기대가 커진다
옆에서 후천형도 건진다 충만형도 잡고 그런데 진이형은 왜 조용할까?....
그렇게 아침 열시경까지 세,네수씩 잡아냈다 벌써 다 잡혔는지
이제 다시 입질이 뜸해진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것처럼 조용해졌다
조반으론 늦었지만 아침겸 점심으로 라면을 끓인다
라면 국물에 찬밥 말아서 또 해장이라며 쏘주한잔씩 돌린다 한컵 받아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 아침 열한시 다시 낮 낚시 시작 ...
그러나 이때부터는 통 입질이 없다 한낮이되면서 햇빛도 따갑고 상당히덥다
원래가 보통 이시간이면 낚시 않될 시간이다
그늘에서 쉬다가 오후 세시경 다시 시작 했으나 여섯시까지 역시 소식은 감감...
이렇게해서 1박2일 예당 저수지 낚시는 여기서 접고 철수하기로 한다
오는길에 다시 묵밥집에 들러 맛있는 올갱이 된장국에 저녁한상 잘 대접받고
일곱시에 청양에서 출발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렇게 무사히 낚시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