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 위장장애 겪는 여성 많아
지난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 자료에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위염 및 십이지장염 진단을 받은 여성이 2004년 약 240만 명에서 2008년 약 306만 명으로 27% 이상 늘었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위염에 더 많이 걸린다’는 결과도 발표했다.
장재영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성 위염 환자가 많지만 여성이 의학적으로 남성보다 위염에 잘 걸린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단순한 통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활동이 늘고 있지만 흡연이나 음주에 노출될 가능성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다. 위염 증세가 있지만 검진을 받지 않은 남성까지 포함한다면 남성 위염 환자가 더 많을 수 있다. 단순히 진료를 받은 환자 수만 통계처리한 결과로 참고할 만하다.
신경성 위염이나 위장장애에 국한한다면 여성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예민한 성격의 여성일수록 흔히 신경성 위염으로 알려진 기능성 소화불량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신경성 위염은 위장이 통증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작은 자극에도 아픔을 잘 느끼기 때문에 발생한다.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배 안에 가스가 가득한 것처럼 불쾌감을 느낀다.
또한 식사를 조금만 해도 배가 불러 많이 못 먹거나 명치 끝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장재영 교수는 “이런 환자는 내시경을 해도 별다른 이상이나 병변을 발견할 수 없는데 환자는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신경성 위염은 기간이 길수록 잘 낫지 않고 약물 치료 효과가 30~40%로 낮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겪는 여성도 크게 늘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역시 스트레스로 위장기관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간헐적으로 배꼽 주위에 통증이 생기고 배변습관이 변하면서 설사를 하거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을 해도 이상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고 피검사에서 염증이나 감염이 관찰되지 않는다.
- ▲ 헬스조선DB
위는 강산인 위산과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신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전이 발달돼 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위 점막 방어기전이 손상을 입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여성 위장장애의 큰 적은 스트레스이므로 적절히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급성위염일 경우 당분간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음주와 흡연,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만성위염은 증상이 완치될 때까지 부드럽고 소화되기 쉬운 음식을 먹는다. 기름진 음식, 너무 뜨겁거나 찬 음식을 피하고 1년에 2~3차례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장재영 교수는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운동으로 긴장을 완화하면 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도움말 장재영(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