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는 것

눈 내리는 날의 소확행 

김한호(문학박사·수필가)/ 2019년 01월 16일(수) 전남매일신문

눈 내리는 날은 소확행을 느끼기에 좋은 날이다.
눈 내리는 경치를 바라보면서 차를 마시며 잠시라도 낭만에 젖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이 내려서 일을 할 수 없다고 불평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눈이 내려 일을 할 수 없다면
아름다운 눈을 감상하며 즐겨야 한다. 소확행은 마음이 즐거워야 하니까 말이다.

소확행(小確幸)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것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 한스 섬의 오후’(1986)에서 나온 말이다.

미래에 더 큰 부자나 화려한 삶을 욕심내지 않고,

현재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소확행이다.

한국에서도 소확행이 인기가 있어 2018년에 유행어 1위가 소확행이며,
가장 많이 팔린 책이 소확행에 관한 내용이다.

행복은 일상생활 속에서 누리는 웰빙(well-being)이고,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며

평범한 삶 속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과 기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 예를 들면, 숨 쉴 수 있는 맑은 공기,
따뜻한 햇볕, 아름다운 꽃과 자연, 편안한 집과 사랑스러운 가족, 다정한 친구들.

그리고 눈 내리는 날 휴식을 취하면서 즐길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인 것이다.

소확행은 타인의 행복을 흉내내거나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행복을 찾는 길이다.

헬런 켈러는

‘내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에서
‘아름다운 꽃들과 빛나는 저녁노을’, ‘새벽에 먼동이 떠오르는 모습’,
‘밤하늘에 영롱하게 빛나는 별’을 보고 싶다고 했다.

헬런 켈러에게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우리에게는 매일 볼 수 있는 평범한 삶이다.

이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이미 주어져 있는 것, 내가 이미 이룬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에서 소확행은 발견되는 것이다.

이해인 수녀는

“늘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을 기적처럼 놀라워하며 감탄하는 것,
행복은 매 순간 경험하는 일상적인 것들을 만끽하고 음미하며
경이로워하는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더라도 바쁘게 서둘러 해치우지 않고
맛을 음미하며 만족감을 느끼며, 아름다운 꽃이나 자연을 보며 감탄할 때,
평범한 일상의 삶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만족이 바로 소확행인 것이다.

인생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사느냐가 중요하다.

행복 또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며 일 중독에 빠져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이 최상의 인생은 아닐 것이다.

미래에 큰 행복을 위해서 현재의 소소하지만 즐길 수 있는 순간을
포기하고 살아간다면 미래의 삶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현재가 모여서 미래가 되기 때문이다.

행복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는 것,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행복은 마음이 즐거운 상태이고, 일상의 삶에서 즐거움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러므로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남에게 알려서 기쁨을 함께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즐거운 일이 생겼어도 표현하지 않고 웃기는 상황에서도 웃지 않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볼 수 없다.

겨울은 춥고 시린 눈이 내리는 계절이라고 불평하지 말자.
열대지방에서는 눈 내리는 풍경을 볼 수 없다.

동남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눈을 감상하면서
사계절의 정취를 발견하고 즐거움을 느껴보자.

그러면서 좋은 경치를 보면 사진을 찍듯이,
즐거운 일이 생기면 마음속에 간직하고 음미해보자.

그리하면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 될 테니까.

올 겨울엔 눈이 자주 내렸으면 좋겠다.
눈이 내리면 겨울 가뭄도 해소되고 미세먼지도 사라지고,
나 홀로 소확행 하기에 딱 좋은 날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