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이무기
용마산 야등 본문
용마산 야등
초록의 물결은
일렁이는 파도처럼 산허리를 감아 흐르고
이마에 송글송글 맺는 땀 방울은
알알이 영글어가는 청포도 처럼
점점 굵어져 목줄기를 타고
앞가슴을 적셔온다.
힘들게 오른 산등성이 너머로
이따금 불어오는 저녁 솔 바람에
가뿐 숨을 고르며
저멀리 탁 트인 하늘 아래로
오색 불빛 반짝이는 초저녁
도심의 야경을 내려다 본다.
오늘도 이 작은 즐거움으로
커다란 행복을 느낄수있는
기분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며
땅거미 짙어져가는 어둠의 숲속으로
다시 산길을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