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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음주, 드러나지 않았던 질병을 찾아낼 수도....

천수만이무기 2011. 12. 3. 17:34

 

 

송년 음주, 드러나지 않았던 질병을 찾아낼 수도....

 

 
 
김철중 의학전문
  기자·의사

올해도 어김없이 송년회 시즌이 왔다. 

술 모임이 잦은 데다, 한 해의 다사다난(多事多難)은 숙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가야 할 술자리와 들어야 할 술잔이 많은 게 한국 사회다.  

하지만 다양한 '술독' 증상이 감춰진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술 먹은 다음 날의 설사는 술과 함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지방변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알코올이 장의 연동운동을 증가시켜서 변이 묽어질 수도 있다.  단, 진행된 대장암이나 대장

결핵이 있으면 알코올이 파괴된 장 점막을 자극하여 설사를 악화시킨다.

술을 쉬어도 설사가 지속된다면 이상(異常) 증상이다.

폭탄주를 마신 다음 날 대변을 보다가 변기에 붉은 피가 흥건히 고였거나
항문을 닦은 휴지가

선홍색 피로 물들어 대장암인가 깜짝 놀라서 병원을 찾는 이가 많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대부분 치질에 따른 항문 출혈이다.

 

장 속에서 일어난 출혈은 그렇게 빨갛지 않다. 장 출혈 피는 항문 밖으로 나오기 전에 장 속의 산소와 만나 까맣게 변한다. 

오히려 대변 색깔이 이른바 짜장색이면 그게 대장암 징후일 가능성이 크다. 치질은 항문이나 항문 주위 혈관이 확장되어

이루어진 혈관 덩어리인데, 과도한 음주가 항문 혈관을 더욱 확장시켜 밖으로 도드라지게 한다. 

 '과음 후 화장실 출혈 사건'이 벌어지는 이유다. 음주 후 이전에 없었던 항문 출혈이 생겼다면 숨어 있던 치질의  

출몰이라고 보면 되고, 아니면 치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음주 후 속쓰림은 알코올 농도가 20%를 넘으면 위 점막에 세게 손상을 
주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진단되지 않은 위궤양이나 만성위염이 있으면 속쓰림이 증폭된다. 유난히 독한 속쓰림은 위장병 신호다. 

알코올이 식도와 위장의 연결 부위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드니, 과음 다음에 신물이 넘어올 수 있다.  

그러나 가슴까지 뻐근할 정도면 이미 역류성 식도염까지 올라왔을 가능성이 크다.

 

분에 넘치는 술을 마시다 보면 토할 수 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하지만 이때 피가 나오면 위험한 상황이다. 

구토 과정에서 식도가 찢어지는 '말로리 와이즈 증후군'일 수 있으니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술을 마시면 맥박이 빨라져 심장이 바빠진다. 
그렇게 되면 심장 확장과 박동 간격이 짧아 한 번에 방출되는  

피의 양이 줄어든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좁아져 있으면 협심증이 촉발될 수 있다.

술에는 또한 중성 지방을 높이는 성분이 있다.피를 끈적거리게 하여 협심증을 악화시킨다.

 

과음 후 평소와 달리 가슴이 답답하고 뻐근하면 협심증 초기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신체 증상은 몸에 과부하가 걸릴 때 증폭되는데, 
사람들은 흔히 그걸 과부하 때문이라고 착각한다. 

다양한 증상의 숙취를 술 탓으로 돌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잠재해 있던 질병이 음주 때문에 드러났다고 생각해야 한다. 

병원에서 하는 검사 중에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게 있다. 신체에 질병 유발 요인을 가해서 평소에

발견되지 않던 숨어 있는 질병을 찾아내는 검사다. 송년 음주는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