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不知)의 진리(眞理)

 

 

 

부지(不知)의 진리(眞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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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계란,鷄卵)이 

상(床)에 자주 오르지 못할 정도(程度)로
귀(貴)한 시절(時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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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님은 생란(生卵)을
밥에 비벼먹는 것을 좋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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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몸종이 밥상(床) 을 들고 오다
그만 달걀이 마루에 떨어져 깨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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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경(光景)을 문틈으로 본 마님은
달걀을 어찌 하는지 몰래 지켜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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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종은 마룻바닥에 깨진 달걀을
접시에 담아 상(床)을 내왔습니다.

괘씸한 생각에 마님은 몸종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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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다는 것이 무얼 말하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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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나 잡(雜)티가 없는 것 이라고 말하면
혼내줄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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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몸종은 이렇게 대답(對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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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이면 깨끗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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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은 그 말에 크게 공감(共感)하며
"네 말이 옳다." 하고는 용서(容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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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모르면 행복(幸福)한 일이 많이 있습니다.​
과거(過去)를 캐내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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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호기심(好奇心)에 알려고 하고,
알고 난 뒤에는 대부분(大部分) 후회(後悔)하게 됩니다.​
사람은 완전무결(完全無缺)할 수가 없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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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병(病)이다’ 라는 말은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상황(狀況)을 가리키는 말로​
인생(人生)의 많은 상황(狀況)이 그렇습니다.

​‘모르는 게 약(藥)이다’ 라는 말은
어설픈 지식 습득(知識習得)의 위험성(危險性)을 
경고(警告)하는 메시지(message)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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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卽) 어설프게 알 바에야
차라리 모르는 것이 더 나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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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冊)을 읽지 말라’ 는 성철(聖哲) 스님의 말씀은
독서(讀書)의 무용성(無用性)을 주장(主張)한 것이 아니라​
어설픈 독서(讀書)의 위험(危險)을 경고(警告)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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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돈 ( money )은 만악(萬惡)의 근원(根源)이다’ 에서
악(惡)의 근원(根源)은 돈 ( money ) 그 자체(自體)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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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 money )에 대(對)한 집착(執着)에서 횡행(橫行)하는 
온갖 나쁜 짓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나중에 후회(後悔) 할 일이 분명(分明)하다면
우리는 굳이 알려고 할 필요(必要)가 없습니다.​
안 보이거나 모르면 깨끗한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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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에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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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생긴다는 뜻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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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蘇東坡)의 시(詩)에도
‘인생(人生)은 글자(字)를 알 때부터
우환(憂患)이 시작(始作)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예(例)를 들어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 행복(幸福)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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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에 수많은 균(菌)이 있다는 것을
늘 인식(認識)하고 산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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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음식(飮食)의 성분(成分)들이나
위해성(危害性)을 안다면 더 행복(幸福)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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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物件)에서 균(菌)이 옮을까봐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物件)을 만지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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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섣불리 알아서 생긴 병(病)입니다.
흔히 예전(前)에는 이런 경우(境遇)를 

신경쇠약(神經衰弱)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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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漢江)에 수없이 나룻배가 다녀도
흔적(痕跡)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事實)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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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 친(親)하다고 노출(露出)시키거나
추궁(追窮)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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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순간(瞬間) 정(情)과 행복(幸福)은 사라지고
사이는 멀어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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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相對方)이 들어서 안좋은 이야기는
무덤까지 가져가야 하는 것
​
이것은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眞理)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