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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의 세한도

천수만이무기 2009. 1. 18. 20:10

 

낙엽수와 상록수의 차이

 

歲 寒 然 後   知 松 柏 之 後 彫

세 한 연 후   지 송 백 지 후 조

"날씨가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논어》〈자한(子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한 여름 호시절엔 낙엽수든 상록수든 간에 모두 다 푸르른 잎 자랑하며

무성함을 과시 하지만 일단 날씨가 추워지고 싸늘해지는 가을이오면 

낙엽수는 우수수 잎이 지고 상록수만 그 푸른 빛을 지킨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잘 나가고 좋을 때는 너도 나도 다 친구라하고 조석으로 어울리며

우의를 다지지만 막상 어려운 일을 당하고 보면

그 많던 친구는 다 어디로 가고 남은 건 나 혼자 뿐이다.

만약 어려울 때에도 끝까지 내 곁에 남아서

나를 도와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는

정말 상록수와 같은 존재일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명필인 추사 김정희 선생은 말년에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하였다.

초기에는 왕래하는 친구가 먼길 마다 않고 매일 같이 문전 성시 이루더니,

세월이 지나면서 추사에게 복권,복직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왕래하던 친구들의 발길이 하나 둘 끊기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제자 이상적(李相迪)이라는 사람만은 끝까지 추사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중에도 시간을 내어 추사를 찾아 뵈었고 그 때마다 

필요한 것들을 챙겨 드리고 자료를 가져다 드렸다.


그러한 이상적에게 추사는 고마움의 표시로 

소나무와 잣나무가 있는 문인 산수화 한 폭을 직접 그려 주었으니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이다.

 

"歲寒" 이란 말은 논어에

"한 해가 추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라고 구절에서 의미를 따온 것이라 합니다.

 

 

[ 국보 180호 김정희 세한도 ]

 

이 세한도는 추사가 제주 謫居 시절에 겨울 풍경 속의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린것으로
곧은 선비의 기상을  잘 드러낸 작품입니다


이 歲寒圖엔추사 金正喜와 추사의 제자인 역관(중국어 통역)

이상적(李尙迪)의 일화가 담긴 내용이 있습니다.

추사가 제주도 유배시절에  제자인 이상적이

역관으로 중국을 왕래하면서 귀한 책을 구해서 스승에게 보내주곤했습니다.

권세와 이익을 쫒는게 세상 인심인데 옛 정과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제자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2009년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우리도 서로에게 신의가 변치않는 상록수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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