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이무기
인생 가을.. 본문
인생 가을..
늑대야 늑대야..
남자는 모두 도둑놈, 늑대라며 늘 경계를 하던
동창생 김여사로부터 느닷없이 소주 한잔 하자는 전화가 왔다.
"어이 김여사~
이젠 늑대가 안 무섭다, 이거지?"
"흥 이빨빠진 늑대는
이미 늑대가 아니라던데..."
"누가 이빨이 빠져?!
아직 나는 늑대야~!"
"늑대라 해도 이젠 무섭지 않아,
나는 이제 먹이감이 되지 못하거든,ㅎㅎㅎ"
이제는 더 이상 먹이감이 되지 못해 늑대가 무섭지 않다는 김여사와
아직도 늑대라며 큰소리치던 내가 늦은 밤까지 거나하게 취했지만
우리 아무런 사고 없이 헤어졌다.
그날 김여사를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아~ 나는 아직도 늑대가 분명하다!
총알보다 빠르다..
여자 홀리는데 날쌘 친구가 있었다.
우리들은 그를 총알이라 불렀다.
총알이 점찍어 둔 여자를 내가 낚아 챈 일이 있고부터 .
친구들은 나를 번개라 불렀다!
30여년이 지난 어느 날, 대폿집에 몇이 모여
옛날을 이야기 하다가...
지금도 총알보다는 번개가 더 빠르다고 강조하였다.
총알이란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이젠 우리들 보다 훨씬 더 빠른
세월이란 놈이 있다고..."
우리는 벌써 일흔 고개를
올라서고 있었다!
아지매는 할매되고..
염매시장 단골술집에서
입담 좋은 선배와 술을 마실 때였다.
막걸리 한 주전자 더 시키면
안주 떨어지고 안주 하나 더 시키면
술 떨어지고...
이것저것 다 시키다보면 돈 떨어질 테고,
그래서 얼굴이 곰보인 주모에게
선배가 수작을 부린다.
"아지매, 아지매~~!
서비스 안주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주모가 뭐 그냥 주모가 되었겠는가~,
묵 한 사발하고 김치 깍두기를 놓으면서 하는 말,
"안주 안주고 잡아먹히는 게 더 낫지만,
나 같은 사람을 잡아 먹을라카는
그게 고마워서 오늘 술값은 안 받아도 좋다"
하고 얼굴을 붉혔다.
십수 년이 지난 후 다시 그 집을 찾았다.
아줌마 집은 할매집으로 바뀌었고,
우린 그때의 농담을 다시 늘어놓았다.
아지매는 할매되어 안타깝다는 듯이
"지랄한다, 묵을라면 진작 묵지"
단풍이 물들어 가는것을 보니 가을이 깊어졌나 봅니다.
그리움이 쌓이는 가을날에 철없이 방황했던 그때를 생각합니다.
마음만은 항상 그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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