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이무기
동구능(경기구리시) 본문
동구릉(東九陵)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행정동 동구동)에 위치해 있는 조선 시대 왕릉군(群).
조선시대를 통하여 총 9개의 능이 모여 족분을 이루는 곳으로,
서울 기준으로 동쪽에 있는 9개의 능(陵)이라 하여 훗날 동구릉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9개의 능(陵), 정확히는 7명의 왕(추존 왕 포함)과 10명의 왕후(추존 왕후 포함)가 안장되어 있으며,
봉분(능침)은 총 16기에 달한다.
그렇게 많은 능으로 이루어진 우리 나라 최대 규모의 왕릉군인 만큼, 조성 역사도 굉장히 길다.
1408년부터 시작되어 1904년까지 무려 496년 동안 지속된 대역사인데,
조선왕조가 1392년에 창건되어 1910년에 멸망한 것을 생각해 보면
조선 왕조의 역사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본래 조선왕조 대에는 무덤 한 개가 늘어날 때마다 이름이 바뀌며 동오릉(東五陵), 동칠릉(東七陵)으로 불려오다가
효명세자가 안치된 이후로 더 이상 이곳에 새로 생기는 능이 없는 채로 조선왕조가 문을 닫으며 동구릉으로 이름이 굳었다.
조선왕조의 창업군주인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健元陵)부터 시작하여 제5대 왕 문종과 그의 비 현덕왕후의 능인
현릉(顯陵), 제14대 왕 선조와 그의 정비 의인왕후, 계비 인목왕후가 함께 묻힌 목릉(穆陵),
제16대 왕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능인 휘릉(徽陵), 제18대 왕 현종과 그의 비 명성왕후의 능인 숭릉(崇陵),
제20대 왕 경종의 정비였던 단의왕후의 능인 혜릉(惠陵), 제21대 왕 영조와 그의 계비 정순왕후 김씨의 능인 원릉(元陵),
제23대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문조익황제로 추존)와 그의 비 신정왕후의 능인 수릉(綏陵),
제24대 헌종과 그의 정비 효현왕후, 계비 효정왕후의 능인 경릉(景陵)까지
총 9개의 능, 15개의 봉분이 구릉산 동쪽 기슭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동구릉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왕릉이 변화하는 과정을 살필 수 있다.
무덤을 만들 때 각 무덤에 따른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재실을 지었다고 하나
현재 각 무덤에 재실은 없고, 9개 무덤을 하나의 경계지역으로 하여 구릉 남쪽에 재실이 있다.
또, 단릉(單陵), 쌍릉(雙陵),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 합장릉(合葬陵),
삼연릉(三連陵)과 같이 모든 형식의 왕릉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삼연릉은 조선왕릉 중에서 유일하며, 오직 동구릉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형식이기도 하다.
사적 제19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서오릉과 마찬가지로 2009년 2월 27일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 유산으로 공식 등재되었다.
능 위치도
재실
재실은 조선시대 선대 봉사를 위한 제사용 건물로서 제사 전에 모여서 목욕재계하고 준비하는 의례용 장소이다.
재사(齋舍)로 부르거나 재궁(齋宮)으로도 불렸으며, 분묘(墳墓)를 수호하는 제사 건물인 경우에는
분암(墳庵)으로도 부른다.
분암은 선대 봉사를 위한 기능에 국한되지만, 재사나 재실 등은 성균관, 향교, 서원 등에서
강당의 앞쪽 좌우에 배치되는 동재(東齋)와 서재(西齋)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쓰인다.
숲길
능과 능 사이를 오가는 숲길
수릉(綏陵)/합장릉
조선 왕조 23대 순조의 세자 추존 왕 문조익황제와 비 신정익황후 조씨의 능이다.
합장릉의 형식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동구릉 중 가장 마지막으로 조성된 능이기도 하다.
현릉(顯陵)/동원이강릉
조선 왕조 5대 임금인 문종과 현덕왕후가 안장되어 있는 능이다.
현덕왕후는 단종이 폐위되고 역시 폐위되었다가,
중종 때에 복위되었는데 이때 문종의 옆으로 이장되었다.
이때 이장되면서 문종과 현덕왕후의 무덤을 하나의 정자각을 두고
다른 언덕에 각각 자리잡게 하는 동원이강릉의 형태로 조성하였다.
목릉(穆陵)/동원이강릉
조선왕조 14대 임금인 선조와 정비 의인왕후 박씨, 계비 인목왕후 김씨 세 사람의 능이다.
동구릉에서 가장 동북쪽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가장 왼쪽이 의인왕후릉, 가운데 아래가 선조릉, 오른쪽 위가 인목왕후릉이다.
하나의 정자각을 두고 각각 다른 언덕에 능이 자리하고 있는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의 형식이다.
건원릉(健元陵)/단릉
동구릉의 9개 능묘 중 조선 초대 임금인 태조 이성계가 안장되어 있는 왕릉.
이성계의 인지도와 인기에 힘입어 동구릉에서 제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이다.
영의정 하륜 등이 태조 사후 여러 곳을 물색하다가
1408년 6월 28일 지금의 위치로 결정하였고,
같은해 7월 5일 충청도·황해도·강원도에서 약 6,000명을 징발하여
7월 말부터 공사를 시작하고 석실을 만들었다.
그리고 9월 7일 태종이 빈전(장례 전까지 왕과 왕비의 관을 두던 전각)에 나가
견전례를 행하고 공식적으로 발인하였다.
휘릉(徽陵)/단릉
조선 왕조 16대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 조씨의 능이다.
능침이 있는 언덕의 면적이 상당히 좁은 편이며 경사까지 있기 때문에 석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원릉(元陵)/쌍릉
조선 왕조 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 김씨의 능이다.
참고로 이 곳은 조선 왕조 역사상 유일하게 파묘 자리를 다시 쓴 왕릉이다.
본래는 효종의 영릉이 이 곳에 있었는데
왕릉 석물에 금이 가고 파손되는 사태가 계속 발생하자
현종 14년인 1673년에 지금의 자리(경기도 여주시 능서면)로 천장했는데,
손자인 정조가 이곳에 자신의 할아버지(영조)를 안장한 것이다.
이를 '정조가 영조를 증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이 있으나
정조실록 즉위년 4월 11일자의 기사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데
정존겸이 원릉의 자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정조도 대략 마음에 헤아려지는 바가 있었다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원릉의 자리에 대해 대신과 비변사 당상들에게도 두루 물어 이의가 없자
능을 결정하였다는 언급이 있는 등 정조의 복수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듯하다.
그리고 정순왕후 김씨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결국 이 때문에
영조의 정비였던 정성왕후 서씨는 서오릉에 있는 홍릉(弘陵)에 홀로 안장되어 있다.
심지어 영조가 그 옆에 묻히기 위해 직접 자리까지 비워두었으나,
묻히지 못하여 홍릉은 옆자리는 있으나 능침이 없는 조선왕릉 전부를 통틀어
거의 유일한 형태가 되어 버렸다.
고양시의 지명 원릉(元陵, 고양시청 일대)과는 상관없다.
이쪽은 원당동과 능곡동의 사이에 있어 붙여졌다.
경릉(景陵)/삼연릉
조선 왕조 24대 헌종성황제와 정비 효현성황후 김씨, 계비 효정성황후 홍씨의 능.
제일 왼쪽이 헌종릉, 가운데가 효현왕후릉, 제일 오른쪽이 효정왕후릉이다.
경릉은 조선시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삼연릉이다.
사람들은 흔히 가운데가 왕의 봉분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정자각에서 바라볼 때 제일 왼쪽부터 헌종, 효현왕후, 효정왕후의 능이다.
이는 유교식 장례 예법에서 서쪽을 높게 치기 때문이다.
무덤이 남향하므로, 아래에서 바라보기에 제일 왼쪽이 제일 서쪽이 되어 가장 높은 자리가 된다.
왕의 무덤이 가운데 있다면, 왕릉의 서쪽에 있는 왕비릉이 왕보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비슷하게 종묘에서도 왕의 위패는 위계 순으로 서쪽부터 동쪽으로 배열한다.
현재는 접근을 통제하는 울타리가 상당히 아래쪽에 쳐져 있어서
어지간해서는 삼연릉을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혜릉(惠陵)/단릉
조선 왕조 20대 경종의 정비 단의왕후 심씨의 능이다.
무인석의 코가 유난히 크고, 움푹 들어간 눈에 이를 드러내고 웃는 등
다른 왕릉의 무인석에 비해 유달리 이국적인 모습이 특징적이다.
또한 특이한 점으로 다른 조선 왕릉들의 침향이 대부분 북쪽에 머리를 두고
남쪽을 바라보는 북침(北枕)의 형태를 취하는 데 비해 혜릉의 단의왕후는
서쪽에 머리를 두고 다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숭릉(崇陵)/쌍릉
조선 왕조 18대 현종과 정비 명성왕후 청풍김씨의 합장릉이다.
정자각이 특이하게도 맞배지붕이 아닌 팔작지붕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1674년에 조성한 현종 숭릉의 돌거리는 효종의 옛 영릉 돌거리를 재사용하였으며,
이는 조선왕릉 중 돌거리 재사용의 첫 사례이다.
숭릉 정자각은 팔작지붕의 8칸 건물로서
‘구리 동구릉 숭릉 정자각’이라는 명칭으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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