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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이무기
요즘은 사라진 풍경이 됐지만 예전엔 ‘눈 내리는 날 참새 잡기’란 게 있었다. 하얀 눈이 밤새도록 소리 없이 이불처럼 온천지를 소복이 덮어 놓은 겨울날 헛간 한쪽에 큼지막한 대소쿠리나 지게에 매는 바지게, 아니면 아궁이 재를 담아내는 삼태기의 한 귀퉁이를 부지깽이로 받쳐 세워 덫을 놓고 새끼줄을 길게 매어 방문까지 늘여 둔다 그 안에 알곡이나 싸래기 따위를 뿌려두면 배고픈 참새들이 먹이 찿아 포르릉 날아들었다. 녀석들이 모이를 쪼아 먹느라 정신없을 때 방안에서 문구멍으로 내다보고 있다가 새끼줄을 당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또 아이들은 Y 자로 된 나뭇가지에 고무줄로 맨 새총으로 참새를 잡으려다 남의 집 장독을 깨 혼쭐이 나기도 했다. 읍내에 사는 자전거포 아저씨는 산탄 공기총을 메고 시..
고향 집 서해안 고속도로로 두 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서산, 해미. 수덕사 이정표가 지나가고 바로 홍성 톨게이트가 나오지요 이곳을 빠져나와 왼쪽으로 안면도 이정표를 따라 10분쯤 천수만 바닷 쪽으로가면 방조제 시작 지점에 수문이 보입니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제가 태어나서 자라던 고향집이 있고 어릴 때 철없이 뛰놀며 꿈을 키워가던 아주 작은 바닷가 마을입니다 "충청남도 홍성군 서부면 상황리 196번지" 그동안 애들 뒷바라지며 먹고 사는데 정신이 없어 앞뒤 돌아 볼 겨를도 없이 조그만 마음의 여유도 갖지 못하고 흘러간 세월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 평생을 훨씬 넘었으니... 이제부터는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지며 즐겁게 살아보려고 생각해 보지만 벌써 몸과 마음이 피곤함을 느끼게 합니다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