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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이무기
옛 고향 그랬어라 비 내리는 날이면 진흙탕 장화가 어울리던 고향 길 자동차 달리며 튕기는 흙탕물 마주 보며 깔깔대던 친구야 친구야 엄마의 부침개 구수한 냄새, 눅눅한 바닥 엎드려 기다리던 소녀 늙수구레 밤나무 알밤 터지면 이른 새벽 풀밭 헤치며 행복하던 시절 몇 권 되지 않는 책을 외우도록 ..
그 옛날 고향의 개여울은 참 맑았다 / 향설 어릴적 고향의 개여울 수정처럼 맑고 아름다워 때국물로 더럽혀진 나의 몸을 정결하게 만들어 주곤하였다 코흘리개 개구장이는 아버지를 따라서 밭으로 가면 아버지는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보리밭을 오가며 분주한 낫질을 하셨다 황금빛 보리밭 이랑 사..
▲ 아차산 자락의 워커힐 전경 박정희 군사정권이 1961년 5․16으로 정권을 잡은 이후 부당한 정권찬탈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 국가적인 업적의 과시가 필요한 상태였다. 그래서 자신들이 몰아낸 장면의 제2공화국의 서랍에서 잠자던 경제개발개획을 끄집어내어 1962년부터 경제개..
김재호詩, 이수인 작곡의 <고향의 노래> 테너 김태현 김재호詩, 이수인 작곡의 <고향의 노래>라는 가곡입니다. 산 박하꽃도 구절초도 왕고들빼기도 져버린 초겨울 새벽 들판에 서보셨습니까? 들판엔 집안의 모든 세간이 이사 가고 남은 휴지 몇 장과 먼지 몇 점만 남은 것 같이 대..
비 그치고 바람 자니 구름 사이 달빛이 교교하다 적강산 말없는 달빛 아래 외로운 자규만이 잠 못들고 하얀밤 지새우며 절절히도 슬피우네 하늘보고 짖던 백구도 잠들고 비바람에 시달려 떨어진 꽃잎들은 뜰에 가득 다 스러져 하얗게 딩구는데 산마루 걸린 은빛 만월은 설레이는 마음을 흔들고 푸른강 고요히 흐르는 물은 외로운 가슴을 적신다 -천수만-
내고향 궁리포구 정오를 지난 따가운 햇볕이 백사장 모래알을 볶아 놓았다 때가 지나는것도 모르고 바닷물 속에서 물장구 치다백사장에 나와 보면 하얀 진주알 흘려 놓은듯 동글동글한 모래알들이발바닥을 간지리며 따끈 따끈 종종 걸음을 딛게한다 여름철 만조에 푸른 바닷물 백사장 가득 잔물결 넘실댈때 모래위에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베잠뱅이, 삼베 등거리 바람에 날릴까 넓적한 돌멩이 주워다 옷위에 올려놓고물가에 오리 처럼 바다속으로 달음질친다 개헤엄 둥둥대면 넓다란 푸른 바다는 어느새 개구쟁이들 놀이터가 되고 수영장이 된다갑자기 커다란 파도라도 밀려오면 짭짤한 바닷물 한모금 꿀꺽 코로 입으로 정신없이 들이킨다 신나게 놀다 보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시장끼가 돌기 시작하고 백사장에 가득하던 잔물결은 벌써시꺼먼 갯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