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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이무기
아름다운 청년 전철을 타고 가는 길이었다. 옆에 앉은 청년이 조용히 통화했다. “일곱 정거장만 가면 돼. 미안해. 빨리 갈게.” 여자 친구와의 약속에 늦은 듯했다. 그때 한 소년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걸어와 출입문 쪽에 기대섰다. 내 자리에 앉으라고 부르고 싶었으나, 부담스러울까 봐 그러질 못했..
인생은 다 바람같은 거야 인생은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가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일이 없습니다 열 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
01. 다들 잠들다 02. 아 좋다 좋아 03. 다시 합창 합시다 04. 소주 만 병만 주소 05. 색갈은 짙은 갈색 06. 다 같은 것은 같다 07. 바로크는 크로바 08. 다 이뿐이뿐이다 09. 여보 안경 안보여 10. 통술집 술통 11. 짐 사이에 이사짐 12. 나가다 오나 나오다 가나 13. 다리 그리고 저고리 그리다 14. 소 있고 지게지고 ..
울리는 전화를 받으려다가, 찍혀진 번호를 보고 움짓 놀라며 그대로 벨이 울리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뚜껑도 열고 싶지 않은 핸드폰 번호의 주인공... 건널목에서 마주 칠 듯한 사람을 외면하면서 엉뚱한 간판을 쳐다 보며 걸어 가고 싶은 충동이 있는 사람...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하면서도,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