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이무기
원두막 본문
원두막
혜암(慧庵)손정민
시냇물 흐르는 둑길을 거닐다가
달빛이 스며드는 원두막에서
무서운 옛날이야기에
등줄기 오싹하던
그 시절 생각 속으로
잠시 눈을 감아 봅니다
참외서리
수박 서리 하던 그 시절의
달콤한 수박 맛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원두막에는 고향의 정이 있고
먼산에 부엉이 외롭게 울어도
반딧불이 반짝이는 둑길 옆
원두막에 누워서
밤 하늘의 별들을 하나 둘 헤아리면
수많은 별이 쏟아질까 두려워
콩닥거리는 가슴에 얼굴을 묻던
꽃무늬 원피스에
하늘색 샌들을 신은
미소가 예쁜 갈래 머리 그 소녀
하모니카 내가 불면
노래 따라 부르던 그 소녀 생각에
세월 속으로 흘러간
그 시절의 여름밤이 그립습니다
원두막에서 청죽 백영호 큼지막한 평화란 놈이 천장위에 숨어있다가 불쑥 나올 것 같은 호기심 가득 서린 집 지시나 명령으로는 안되며 조용한 말들이 모여 도란도란 얘기하며 지어낸 집 유년시절 여름방학책 표지에 걸려 먹거리와 놀거리 끝없는 설레임 자맥질하던 집 지금도 산들바람 떼지어 내려와 참외랑 수박의 땀 닦아주고 있을까.
'글모음 > 옛날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혼의 독백 (0) | 2009.09.17 |
---|---|
동창생 (0) | 2009.09.04 |
옛 고향 (0) | 2009.07.31 |
그 옛날 고향의 개여울은 참 맑았다 (0) | 2009.05.12 |
우리나라 호텔산업의 선구자 "워커힐" (0) | 2009.04.17 |